'수읽기' 빠르지만 '성급함'이 승부 그르치기도…"바둑 대국 시작할 때면 '머릿속에 먼저 돌을 놓자' 다짐하죠"

뉴스일자: 2015년08월18일 15시12분


[이 어린이] 세계 어린이 국수전 전승 우승 문민종 군 (경기 군포 오금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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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의 양천대일바둑학원에서 만난 문민종 군은 바둑 수련에 여념이 없었다. 사진은 세계 어린이 국수전 결승 대국 당시를 복기하고 있는 민종 군. / 한준호 기자
소년이 바둑판 앞에 앉았다. 착점(바둑돌을 놓는 점)을 향한 눈빛이 날카로웠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소년은 검은 돌과 흰 돌을 거침없이 바둑판에 올려놓았다. 어느새 가로 1자 4치(42.42㎝), 세로 1자 5치(45.45㎝)의 바둑판이 알로 가득 찼다. 지난 6일 끝난 세계 어린이 국수전 결승 대국 당시를 복기(復碁)한 것이다. 이 소년은 바로 '제15회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이하 세계 어린이 국수전)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한 문민종(경기 군포 오금초 6) 군이다.

세계 어린이 국수전은 단일 어린이 바둑대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회다. 역대 14명의 우승자 중 11명이 프로에 입단하는 등 한국 바둑을 이끌어 나갈 바둑 영재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대만·태국·스페인·루마니아 등 9개 나라 바둑 꿈나무 272명이 참가, 자웅을 겨뤘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문민종 군이었다.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였어요. 그렇다고 긴장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바둑판에만 앉으면 차분해지거든요(웃음).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고 굳게 마음먹고 대회장에 들어섰어요."

예선을 가뿐히 통과한 민종 군은 본선에서도 꾸준히 승수를 쌓아갔다. 승리에 대한 기쁨도 잠시. 승승장구하던 민종 군에게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본선 세 번째 대국에서 중국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선수와 맞붙게 된 것. 한 판이라도 지게 된다면 우승을 할 수 없었던 만큼 남다른 각오로 대국에 임했다. 다행히 대국을 잘 풀어간 민종 군은 불계(不計·바둑에서 승부가 뚜렷하게 나서 집 수를 세지 않음)로 승리를 따냈다. 그 기세를 이어받아 결승 대국에서도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접전 끝에 불계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때 기분을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겠어요. 너무 기뻤죠.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어요. 대국에 집중하느라 많이 피곤했거든요. 그날 저녁은 정말 오랜만에 푹 잤던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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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한화생명배 세계 어린이 국수전 대회 현장 전경.
대회 우승으로 바둑 실력을 인정받은 민종 군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바둑에 문외한이었다. 바둑에 입문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다. 부모님 권유로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바둑돌을 잡았다. 이후 선생님의 추천으로 인근 도장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바둑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오목은 해봤는데 바둑은 생소했어요. 뭐가 뭔지 모르겠고 바둑판을 볼 때마다 어지러웠죠."

도장에 들어간 민종 군은 기초부터 하나씩 바둑을 배워 나갔다. 가장 먼저 바둑의 교과서라 불리는 사활(死活)을 풀며 수읽기를 익혔다. 프로 기사들의 기보(棋譜·바둑을 두어 나간 내용을 기호로 기록한 것)를 그대로 따라 둬보며 바둑의 흐름을 익히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노력은 곧 결과로 드러났다. 2014 티브로드배 어린이 바둑대회 중학년부 우승, 제31회 세계청소년바둑대회 주니어부 한국 대표 선발 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매일 기보와 사활을 반복하니까 바둑을 어떻게 두면 되는지가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바둑의 매력에 빠졌어요. 오랜 대국 끝에 상대 선수를 이길 때의 승리감이 그렇게 좋더라고요(웃음)."

민종 군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수읽기'다. 반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성급함'이다. "항상 손이 먼저 나가는 버릇이 있어요. 지난달 열렸던 영재입단대회에서도 섣부른 판단으로 아쉽게 2위에 그쳤답니다. 대회장을 나오면서 다짐했어요. 앞으로는 한 번 더 머릿속에 생각하고 돌을 놓자고요. 이때 얻은 교훈 덕분에 세계 어린이 국수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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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린이 국수전에서 대국을 펼치는 문민종 군(사진 오른쪽).
방학이 막바지에 달했지만 민종 군은 어김없이 매일 도장을 찾는다. 다른 선수들과 리그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한 번의 대국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시간. 대국이 끝나고 나서 복기로 승패를 분석하고 나면 밤 9시가 돼서야 집으로 향한다. "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놀러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죠. 하지만 전 바둑판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이젠 바둑 없이는 못 살 것 같아요(웃음)."

문민종 군의 꿈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가 되는 것이다. 현재 민종 군은 이 같은 꿈의 초석이 돼줄 영재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

"제 롤모델은 이세돌 프로님이에요.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바둑 두는 스타일도 공격적이고요. 저도 열심히 실력을 갈고 닦아서 이세돌 프로님처럼 훌륭한 바둑 기사가 될 거예요!"

이 뉴스클리핑은 http://eduinews.com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