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으로 청년 표 확장’ 여권의 총선 셈법

뉴스일자: 2015년08월08일 13시31분


ㆍ박 대통령 연일 이슈화 배경엔 ‘개혁 안돼 경제난’ 책임 회피 가능
ㆍ“개혁 뒤로 미루거나 봉합 땐 후손들은 10배, 100배의 고통”

노동시장 개혁이 내년 4월 총선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갈수록 ‘노동개혁’ 문제에 국정의 명운을 걸다시피 이슈화하고 나서면서다. ‘일자리·경제’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그 이면에는 ‘청년·기성세대’의 엇갈린 이해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계산도 엿보인다. 이처럼 계층별·세대별 이해가 엇갈리는 노동개혁의 성격을 감안하면 총선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여당은 “총선에서 표를 잃더라도…”(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라고 엄살을 피우면서도 거듭 노동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개혁 없이는 경제회생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되풀이한다. 이 반복되는 논리에는 ‘경제난=노동개혁이 안된 탓’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 프레임이 반복·공고화된다면, 노동개혁에 협조하지 않는 노동계와 야권에 경제실패 책임론이 돌아가고 정부 정책실패는 묻힐 수 있게 된다. 만약 노동개혁이 되면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성과가 되는 만큼 좋고, 안돼도 경제난의 책임을 야권에 전가할 수 있는 만큼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는 계산을 여권 주류에선 할 법하다.

게다가 노동개혁 논쟁은 “연내 마무리짓겠다”는 여권 말과 달리, 총선 즈음까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ROTC 중앙회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은 담화문에 임금피크제·노동시장 유연화 등 주로 기업 측 입장을 반영한 내용들을 담는 등 대기업을 위한 노동개혁 쪽으로 기울어 있다. 노동계를 배려한 정책은 실업급여 인상 등 극소수였다. 이런 상황에선 노동계가 선뜻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 협상에 응할 수도 없고, 노동계가 지지층인 야권도 국회 협상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노동개혁 이슈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무조건 반대할 수도 없고, 잘못 대응했다가는 말려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대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도, 노동개혁 의제의 변질 가능성을 높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임금피크제 등을 거론하면서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인식은 선거에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를 가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노년층으로부터 비교적 튼튼한 지지를 받고 있는 여권으로선 야권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성세대(40~50대)를 고립시키며 청년세대 표를 상당 부분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법하다. 실제 노동개혁이 선거 주요 이슈로 부상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조사가 새누리당에서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박 대통령은 7일에도 노동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한민국ROTC중앙회 대표단 5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고 기득권의 반발도 거세지만 당장의 고통이 두려워서 개혁을 뒤로 미루거나 적당히 봉합하고 넘어간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10배, 100배의 고통을 겪게 된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더 많은 청년과 국민에게 일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청와대 모습을 보면서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익숙했던 동원 정치의 한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개혁은 자발을 가장한 동원으로는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 국민들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지도자의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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