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열사 김부선을 응원하며.....

뉴스일자: 2015년05월24일 19시38분


김부선의 발언이 이슈화 되는 건 그녀는 그저 자신의 평소 성격대로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내뱉었을 뿐, 대중의 공감이나 응원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방 열사'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그녀의 외로운 투쟁을 알아주기나 할까? 그녀에게 쏟아진 대중의 열광적 응원에 과연 그녀는 초연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파트 난방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그녀의 외롭고 힘겨운 투쟁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김부선은 순식간에 영웅으로 떠올랐다. 솔직히 그 이전까지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여배우 김부선의 이미지는 별로 긍정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억울한 서민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용감하게 총대를 메고 앞장선 그녀의 모습은 진짜 멋있었다.


투쟁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경찰은 난방비 0원을 부과받은 입주민들이 열량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형사입건하지 않았고, 동 대표와 관리소의 비리 의혹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았다.


추운 겨울에 난방비 0원이 나온 가구는 생계비가 부족하여 추운 겨울에 덜덜 떨며 살았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은 수사결과에 많은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문제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데, 오히려 김부선은 투쟁 과정 중에 일부 주민과 벌였던 몸싸움의 대가로 수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니, 결과만 놓고 본다면 더없이 비참한 패배다. 세태가 그렇다. 옳은 소리 하다가 뒤통수 맞는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부선의 마음속에 억울함보다 뿌듯함이 가득했으리라 짐작하는 이유는 그녀가 배우이며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 목마른 사람들이라는 점에 위안을 삼는다.


수많은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큰 기쁨이지만, 특히 연예인들은 그 욕구가 각별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 앞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은 기쁨과 동시에 만만찮은 고통 또한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에,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고통을 너끈히 이겨낼 만큼 압도적으로 강하지 않다면 절대 버텨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부선의 일생을 통틀어 '난방 열사'로 이름을 날리던 무렵보다 더 큰 대중의 사랑과 응원과 박수를 받은 적이 없었을 것이므로 사랑보다는 오히려 외면과 질시에 익숙한 그녀였기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절대 다수 대중의 열광적 사랑은 엄청난 황홀함으로 그녀를 사로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김부선 그녀가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을 때 김부선의 행동에 비판이 쏟아지는 건 왜? 물론 SNS에 격앙된 언어들을 쏟아내며 떠들썩하게 자신의 억울함을 대중에게 호소했을 때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물론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수시로 바뀌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며, 어쩌면 당연한 일로 인식되어 있겠지만,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예능의 출연진은 굉장히 유동적이라 하더라도 매주 시청률과 대중의 반응을 민감하게 체크하며 그에 따라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이유로 출연자를 바꾼다는 편리한 발상이 만연된 연예계에서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서울대 국악과 출신의 중년 여배우 황석정은 최근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 스타' 등에 출연하며 삽시간에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다른 여배우에게서는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황석정의 독특한 캐릭터는 그야말로 신선함 자체였고, 대중은 그녀의 색다른 매력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시대의 핫이슈가 된 황석정의 존재를 어떤 예능 제작자가 탐내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패널로 출연하던 JTBC '엄마가 돌아왔다' 녹화장에 황석정이 무려 2시간이나 늦게 나타나 촬영에 지장을 주었다는 김부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변명할 여지없이 황석정의 잘못이 아닌가. 
황석정은 '라스' 출연 당시에도 1시간이나 지각을 해서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을 기다리게 했던 전적이 있으니 더욱 치명적이다.

아무리 성격이 좋고 재능이 있다 해도,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 인기와 전성시대는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청자들은 황석정의 소탈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좋게 생각했지만, 그녀의 지각이 일회성 실수로 그치지 않고 습관적으로 거듭되는 것이라면 무척이나 실망스러울 것이다.


황석정에게 김부선이 10년 연상의 대선배로서 잘못을 저지른 후배 황석정을 따끔하게 야단쳤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왔다' 제작진이 때 이른 개편을 단행하며 일부 출연진을 물갈이할 때, 하차 통보를 받게 된 김부선이 황석정과의 그 사건을 결부시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22일 김부선은 자신의 SNS에 "늦어서 죄송하다는 사과 한 마디 없는 명문대 출신 여배우. 담당피디나 제작진은 시청률에 미쳐서 습관처럼 늦는 여배우 우쭈쭈 빨아대고 난 그 꼬라지 절대 못보고... 입 닥치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얼른 촬영 진행하라고. 너 때문에 이 많은 사람들이 또 밤늦도록 일하고 촬영 펑크 나고 지연되면 되겠냐고. 늦어서 피해준 거 책임지라고. 감히 위대한 명문대 출신 후배에게 소리 지르고 야단친 것이 불경죄가 되였을까?

결국 기부선만 부당한 하차통보를 받았고, 녹화 시간 두 시간 넘게 지각한 명문대 출신 여배우 말고 김부선만 나가라고 한다는 주장이 이기주의적인 발상이었을 까라는 생각에 결국 힘없는 자들은 입 닥치고 있으라는 계시인 것 같다.


하지만 JTBC측에서는 '엄마가 보고 있다' 출연진과 제작진 일부 교체가 당초 예정됐던 일이며, 김부선의 주장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대응했다. 프로그램 개편 과정의 일환으로 MC 포함 씬스틸러 11명 중 김부선, 원기준, 김강현이 하차하고 8명의 출연자로 구성이 변경됐다는 것이다. 황석정의 지각 논란에 대해서는 '촬영장에서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부분'일 뿐 제작진의 결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며 변명으로 일관했다.


오비이락이라고 이해를 하라고, 미운오리털은 실력자(?)에 의해서 언제든 뽑히는 신세가 바로 우리 국민들 아닌가? 서민들은 잘난 이들을 향해 ‘사람답게 살라.’는 외침을 듣지 못하는가 보다. 그래도 할 말을 할 수 있는 김부선의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 우리 국민들이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회가 진정 국민이 행복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침묵하는 다수의 지성은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존재다. 대화를 통해 입장을 밝히고 이해하고 조언하고 협력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김부선의 용기는 더욱 값진 것이다. 물론 김부선의 자제력도 요구되지만, 순수한 열정을 매도하는 이들도 책임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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