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꽃피울 수 있게 엄마는 거름이 돼야죠"

뉴스일자: 2015년04월16일 10시15분

로봇다리 세진이 엄마 양정숙씨
'나는 나쁜엄마입니다' 책 펴내

 

"아이들은 엄마 생각보다 훨씬 큰 그릇(가능성)을 가졌어요. 세상 사람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세진이가 한걸음씩 나아가 꿈을 이룬 것처럼요." (양정숙)

'로봇다리 세진이'로 잘 알려진 김세진(17·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3) 선수. 그는 오른다리 무릎 아래와 왼다리 발목 아래, 오른 손가락 3개가 없는 선천성 무형성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됐으며, 남보다 이른 열다섯 살에 성균관대 최연소 입학생이 됐다. 그가 장애를 딛고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는 누구보다 어머니 양정숙(46)씨의 도움이 컸다. 최근 양씨는 아들을 키우며 경험하고 생각한 내용을 담은 책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콤마)'를 펴냈다.

 
 
세진이는 양씨가 '가슴으로 낳은 아이'다. 양씨는 17년 전 매일 자원봉사를 하던 보육원에서 세진이를 만나 입양했다. 의사들은 모두 세진이를 보고 "걷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양씨는 '언젠가는 세진이가 진료실에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세진이가 의족을 신고 걷기 위해 여섯 차례 수술을 받는 동안, 양씨는 밤에 대리운전과 새벽 세차 등을 하며 병원비를 마련했다. 여덟 살 세진이가 마라톤대회에 나갈 때는 양씨도 오른발을 뒤로 묶고 의족을 신은 채 함께 뛰었다. 그는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옆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양씨와 세진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훌륭한 엄마'라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책에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양씨는 "저는 아이를 마냥 자애롭게만 키우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저는 세진이가 생후 5년이 될 때부터 동화 읽기와 역할극을 통해 세상을 알게 했어요. 욕도 많이 가르쳤죠. 앞으로 학교나 사회에서 나쁜 말을 자주 듣고, 많은 상처를 받을 것이기에 그걸 견디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수영선수가 되고 싶다는 세진이의 말을 들은 양씨는 아이를 데리고 일본에 건너가 장애인 수영선수들의 훈련을 참관했다. 직업은 무엇이며, 훈련은 어떻게 하는지 등 모든 선수와 인터뷰도 했다. 세진이는 그곳에서 롤모델을 찾고, '스포츠 분야 전문가'라는 진로까지 구체화했다. "지금까지 세진이가 걸어온 길은 모두 자기 선택이었어요. 저는 '꽃은 아이가 피우는 것이고, 엄마는 그 거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양씨는 의학 정보나 (장애인 선수에 대한) 해외 사례를 많이 수집했다. 세진이에게 목표와 동기를 주기 위해서다. "세진이가 '80'만큼 할 수 있다면, 저는 '120'의 목표를 주고 격려했어요. 그러면 아이가 결국 '100'만큼 해내더라고요. 아이가 원하는 것, 특히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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