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조합원총회 결의를 기초로 하지 않은 사업시행 변경인가는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11일 부산고등법원 제1행정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38조제4호는 `세대수 또는 가구당 주택 공급면적을 변경하지 않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면적의 10%의 범위에서 내부 구조의 위치 또는 면적을 변경하는 때`를 경미한 사항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세대수 또는 가구당 주택 공급면적을 변경하는 것은 `중대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게다가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아 이 사건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피고인 부산 D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은 2011년 10월 임시총회에 `정비사업비 합계 약 2612억원`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업시행계획을 상정해 조합원 346명 중 223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명의 동의를 받은 뒤 인가 신청했고, 해당 구청장 2012년 4월 이를 인가ㆍ고시했다.
이어 D조합은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체 세대수를 1175가구에서 1174가구로 축소하고 평형의 종류와 평형별 세대수를 수정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구(청장)에게 제출했다. 이에 대한 인가ㆍ고시는 2013년 11월 이뤄졌다.
이에 원고는 "2013년 9월 임시총회에서 결의된 것과는 다른 내용의 사업시행 변경인가"라면서 "사업시행계획을 수정해 인가 신청하려면 그전에 다시 수정된 내용에 대해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먼저 재판부는 "조합원총회에서 결의된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 변경(안)과 이 사건 사업시행 변경인가는 전체 세대수, 평형의 종류와 평형별 세대수에서 차이가 있다"며 "이 같은 변경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8조 각 호에서 정한 경미한 사항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정비사업의 시행 기간`, `설계도서`가 누락된 채 이 사건 사업시행 변경인가가 의결됐다"며 "`정비사업의 시행 기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의결이 있다고 볼 수 없어 피고가 인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임의로 정비사업 시행 기간을 인가일로부터 60개월로 정해 인가를 받은 것 또한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피고는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을 의결할 당시 출석한 조합원들에게 사업시행 기간에 대해 설명했을 뿐만 아니라 설계도서의 경우에도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사업시행 기간 및 설계도서 부분의 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경된 사업시행계획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총회를 진행한 사회자가 사업시행 기간을 60개월이 아니라 6년이라고 안내한 점 등에 비춰 보면 60개월로 인가 받은 사업시행 기간에 대해서 적법한 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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