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溪谷)의 덕(德) - 교육신문사-
  • HOME
모바일보기
회원가입 로그인
2026년11월04일wed
뉴스홈 > 종합뉴스 > 칼럼
2015년10월12일 13시51분 886
쪽지신고하기 기사내용 이메일보내기 뉴스프린트하기 뉴스스크랩하기
네이버 밴드 공유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계곡을 보라 계곡도 자기를 낮춤으로써 만물을 포용하고 있지 않은가. 물이 고이고 물고기가 헤엄치고 물속에 달이 뜨고 있지 아니 한가 말이다.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백담사(百潭寺)에 가면 달을 백 개나 볼 수 있다. 백담사로 올라가는 고갯길에는 계곡 따라 백 개의 크고 작은 담(潭)이 형성되어 있다.
 

계곡이 한 번 자기를 낮출 때마다 한 개의 달이 생겼는데 백 번을 낮추니 백 개의 담이 생긴 것이다. 백 개나 되는 이 담(물웅덩이)에 밤마다 백 개의 달이 뜨니 어찌 장관이 아니라 하겠는가.
 

달은 단순히 보는 달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진(眞)이고, 선(善)이고, 미(美)이니 백 개의 진리와 만나는 셈이 아니겠는가. 이토록 몸을 낮추면 진리에 이르고 진리와 소통하는 희열을 만끽하게 된다. 성철 스님은 삼천 배를 올린 사람하고만 접견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삼천 배는 삼천 번 몸을 낮추었다는 뜻이니 삼천 개의 달을 같은 시각에 동시에 보는 셈 아닌가.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삼천 개의 달, 아니 진리를 일시에 본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장관이렸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 경지에 서시면 무어라 말씀하실까 궁금하다.
 


 

 

여성은 자신을 낮출 때 가장 아름답다. 우주를 창조한 것은 여성의 신(神) 가이아요. 대자연을 창조한 것 역시 가이아다. 자연의 만물을 창조한 것도 역시 가이아다. 가이아는 여성의 다른 이름이다. 대지(땅)가아름다운 것은 만물을 창조하기 때문이오. 여성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을 탄생하기 때문인 것이다. 만물을 창조하는 것은 대지의 덕이라고 하고, 인간을 탄생시키는 것은 여성의 덕이라고 한다. 여성을 창조자로 상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이 대지의 젖가슴이라면, 계곡은 치미 속에 숨어 있다 바깥으로 드러난 다리의 속살이다. 대지의 아름다움의 극치가 계곡에 있다면 여성의 아름다움의 극치는 각선미에 있다.
 

여성의 육체는 곡선이 빚어낸 예술이다. 가슴 능선에 자리 잡은 유방하며, 유방을 정점으로 뻗어내려 온 가냘픈 허리와 풍요로운 엉덩이 곡선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 엉덩이를 떠받히는 날씬한 두 기둥인 다리는 가슴과 허리와 다리의 전체적 균형과 비율, 변화와 통일을 조화시킴으로써 자연도 빚어낼 수 없는 예술품을 인간이 창조해낸 것이다.
 

계곡 바닥 아래의 물웅덩이는 마치 생명을 잉태하는 여인의 생명 문(門)과 형상이 같다 하여 노자(老子)는 이를 현빈(玄牝)이라 표현했지 아니한가. 자연에 심취하여 자연 속에 노니는 학(鶴) 같은 풍모를 지닌 노자의 자연 발상적 표현이 참으로 그윽하고 신비롭다.
 

계곡은 자기 자신을 가장 아래로 내려놓음 으로써 만물을 창조하고 있으니, 이를 계곡의 덕이라 하고, 마찬가지로 여성도 자기 육체를 가장 아래로 눕힘 으로써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으니 이를 여성의 덕이라 한다.
 

계곡이 여성의 형상과 같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지닌 덕스러움까지도 일치하니 이 둘이 지닌 덕을 일컬어 현빈의 덕이라고 한다. 현빈의 덕은 석양의 덕과 더불어 낮춤의 덕을 상징하는 또다른 이름의 하나다.
 

낮춤의 덕은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겸양과 겸손을 보이고, 상대를 공경하고 존경하는 덕을 표현한다. 법정스님은 이 낮춤을 무소유로 표현했다. 불가(佛家)에서는 낮춤을 마음을 내려놓음, 생각을 비움, 욕심을 비움 등으로 비유사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우고, 욕심을 비우면 고요에 이르고, 고요에 이르면 실상이 보이고, 진리가 보이고, 지혜가 보인다고 했다.
 


 

일체망상이 모두 떨어지는 것을 적(寂)이라 하고, 동시에 대지에 광명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조(照)라 한다. 이를 적조(寂照) 혹은 적광(寂光)이라고 하는데, 고요하면서 광명이 비치고, 광명이 비치면서 고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해인사의 큰 법당 이름을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 하였고, 여기서 대적이라 함은 낮춤을 통하여 얻어지는 커다란 고요함 즉, 나뭇잎이 흔들림조차 멈추고 숨소리까지도 멈춘, 곧, 천지의 모든 존재가 온통 침묵해버린 대정적의 경지를 뜻하고 있다. 대적광전은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올려 0 내려 0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장선희 (gracejang01@daum.net)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칼럼섹션 목록으로
현대경제연구원 ‘2016년 한국 경제 전망’ (2015-10-12 14:00:30)
한경연 “업무용 승용차 과세, 배기량 기준으로 적용해야” (2015-09-26 10:36:03)

교육신문사 홈페이지 새단장 하였습니다.
회사소개 개인정보보호정책 이용약관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공지사항 독자투고 기사제보
교육신문사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등록번호: 문화관광부 다04527 | 등록일: 1996. 01. 18 | 발행인: 이정동 | 편집인: 남기철 |
상 호 명: 교육신문사 | 사업자번호:107-99-39509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동 3가 91-1번지 4층 403호
신문광고.인터넷관련 02-2632-9494 | 신문구독.서적관련 02-2632-9495 |
TEL: (02)2632-9494 | FAX: (02)2632-9495

Copyright(c) 1996 ~ 2026 교육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duinews@edu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