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존치시설에서 제외되고 정비구역에 포함된 상가(토지)에 대한 매도청구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등법원 제29민사부는 재건축 조합이 제기한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 대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39조 및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제48조 규정을 종합해 보면 조합 설립 동의 여부의 회답을 권유 받은 토지 소유자는 2개월 내에 회답해야 한다"며 "피고는 기간 내에 회답하지 않아 원고에게 매도청구권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원고는 서울 강동구에서 재건축사업을 시행키 위해 설립된 재건축 조합이며,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다.
조합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시절 종합상가 등 상가 7개동의 구분소유자들의 반대로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 요건을 갖추기 어렵게 되자 2009년 12월 상가 소유자들을 상대로 토지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추진위는 같은 달 18일 상가 소유자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등소유자 5915명 중 4828명으로부터 받은 조합 설립에 관한 동의서를 첨부해 재건축사업에 대한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했고 이에 강동구청장은 그달 28일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던 상가 소유자들 중 195명이 추가로 조합 설립에 동의해 원고는 조합설립 변경인가를 신청, 2011년 8월 16일 인가를 받았다.
2006년 11월 정비구역 지정 당시 이 사건 토지는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원고는 2011년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 사건 토지가 부대복리시설인지 일반건축물인지와 관련해 답변을 요청했고, LH는 그해 10월 이 사건 토지에 관해 1980년 4월 17일 체결했던 매매계약서를 첨부해 위 토지가 부대복리시설 용지라고 회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원고는 2011년 12월 16일 피고에게 `위 토지가 부대복리시설 용지로 공급됐음이 확인돼 재건축 대상에 포함되므로 현재 정비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조합 설립에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회신하라`는 우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12년 2월 7일 원고에게 우편으로 조합 설립에 동의할 수 없음을 통지했다. 원고는 피고가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음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할 것을 청구토록 표시한 소장을 2012년 4월 25일 피고에게 송달했다.
그러던 와중에 2013년 5월 2일 정비구역 변경지정이 이뤄졌다. 당시 고시에는 이 사건 토지를 존치구역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원고는 이 같은 정비구역 변경지정 내용을 적용해 강동구청장에게 정비계획 변경 및 조합설립 변경인가를 신청했고, 강동구청장은 2013년 6월 11일 그에 따른 인가 처분을 내렸다.
같은 날 원고는 정비계획 변경 및 조합설립 변경인가에 따라 피고에 대해 조합 설립에 동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우편을 발송했다.
원고는 피고가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자 이를 이유로 이 사건 토지를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하는 `2013년 8월 21일자 청구 취지 및 청구 원인 변경 신청서`를 발송했다(2013년 8월 27일 송달).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도정법 제4조에 따라 정비구역 또는 정비계획의 변경에 따라 변경돼야 하는 사항이 도정법 제16조제1항에 의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으로 규정돼 있어 변경지정 고시를 통해 정비계획이 변경됐고, 이에 따라 원고가 강동구청장에게 이 사건 토지가 공동주택 용지 및 기부채납 용지로 변경됐음을 신고해 2차 변경지정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매도청구권 발생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도정법 제39조 집합건물법 제48조 등을 종합하면 조합 설립 동의 여부의 회답을 권유 받은 소유자는 수령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회답해야 하고, 기간 내에 회답하지 않은 경우 토지 또는 건축물을 시가에 따라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며 "피고가 2개월간 조합 설립의 동의 여부를 회답하지 않아 피고에게 회답을 권유하는 우편이 전달된 날부터 2개월이 경과한 2013년 8월 12일부터 원고에게 매도청구권이 취득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 이 사건 토지를 원고에게 인도하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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