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보훈 없는 '보훈 후진국' 대한민국 - 교육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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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08월16일 12시19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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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 사전적 의미로 풀이하면 ‘국가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리어 나라에서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훈공에 대한 보답을 하는 일’을 뜻한다. 이 보훈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가치로 자리 잡고 있을까. “요즘 사람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연평해전’을 계기로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이들, 즉 국가유공자에 대한 범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가 광복 70주년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애국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과 예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보훈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세 가지로 △ 보훈체계의 기본 틀이 없다는 것 △ 국가유공자와 각각의 유공자에 따른 개별법이 다원화돼있는 점 △ 국가보훈에 있어서의 용어상의 문제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틀이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보니 사고가 난 다음에 대처하면서 그때그때 개별법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우리나라에는 현재 국가유공자 종류는 14개, 개별법은 43개가 있다. 특히 ‘국가유공자는 그 사람의 희생도에 따라 상응하게 보상한다.’고 하는데 그런 용어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이라는 것은 대단히 추상적인 개념이다.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나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이나 국가를 위해 싸운 것은 마찬가지다. 사람의 생명은 모두 똑같이 귀중한 것이고 목숨은 하나뿐인데 어떻게 그 공헌도를 따지겠다는 말인가.

 

이러한 사유로 보상과 예우에 대한 차이가 발생, 형평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유공자의 종류를 3가지로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유형을 정확하게 정리·구분해 그에 맞는 균형적인 보상을 해야 할 것이고, 특히 그는 군 유공자 위주의 보훈체계에 대해서도 문제가 많다. 상대적으로 경찰 공무원 등 순직 유공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 그 실례로 국가보훈처 안에 제대군인정책국은 있어도 퇴직경찰지원정책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도 치안을 위하다 순직한 것인데 같은 대우를 해줘야하는 것 아니겠는가 반문하고 싶다.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경찰도 똑같이 전쟁에 참여하게 돼 있다. 과거에는 간첩 작전에 경찰이 나와서 싸우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훈 정책은 모두 군인 위주다. 왜 그럴까.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아닌가. 그런데 그들은 사람을 보지 않고 표를 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군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경찰은 묻히게 된 것이다.

 

연평해전을 계기로 해서 보훈정책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보훈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어떤 사고가 일어나고 난 다음이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어떤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대우를 해준다.’, ‘어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다.’라는 틀이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틀이 없다. 실제로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이 반복되면서도 아예 객관적인 평가 체계가 마련되지 못해 보상이 불균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고가 난 다음에야 대처하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 때 그 때 개별법을 만들어버리니 문제가 불거지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현역 군인이어도 비행기를 맨 먼저 타라고 한다. 군인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군에 가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국가가 대학 학비를 모두 지원해준다. 이것은 정말 엄청난 지원이다. 우리나라는 학기제지만 미국은 학점제이기 때문에 대학 등록금이 어마어마하다. 그런데도 군인이라면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대우해주니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희생정신이 일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보훈병원의 문제도 우리와 다르다. 미국에는 총 490개 보훈병원이 있고 최고의 베테랑 의사들이 있다. 그곳에서는 혹여 의사들이 제대로 진단을 못했다 싶어 교차진료를 해주기까지 한다. 특히 이 보훈병원은 대통령과 상하원의원들도 이용하고 현역군인의 가족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국가에서조차 보훈병원을 인정해주지 않는 상황인데, 그야말로 예우가 차원이 다른 것이다.

 

또 군인들의 사기를 고무시켜주기 위해 마을별, 학교별, 지역별로 전사자를 기리도록 조성이 돼 있다. 우리와 문화가 전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은 국가를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이 너무나 크다. 국가가 그만큼의 예우를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안보가 중요시돼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다. 그런데도 대내적으로는 국민계층갈등이나 국가정체성 혼란으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민들의 정신적 토대의 요체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보훈정신인 것이다.

 

잘 발전된 국가보훈제도는 국가의 정체성 확립과 사회 통합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가보훈제도는 대상자들은 물론 일반국민도 국가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게 하고 필요할 때에는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상징적인 정책이다. 국가보훈제도가 잘 발전될수록 국민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희생정신을 더욱 갖추고 위기 시에는 단합된 정신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일 것이다.

 

국가보훈은 안보와 직결되는 것이다. 국가유공자에 대해 국가가 예우와 보상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가를 위해 기꺼이 싸우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연평해전'의 전사자와 상의자들에 대한 보훈 없는 '보훈 후진국' 대한민국으로는 더 이상 국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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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gracejang01@daum.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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