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ARF서 공개비난 회견
ㆍ“핵·경제 병진노선 올바른 선택” 추가 핵실험 시사
ㆍ10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 명분 쌓기 분석도
북한이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변화 등을 요구하며 미국을 공개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리동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회견을 자청해 “미국의 전략목표는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미국화,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제거”라고 비난했다. 리 부국장은 “지난 1월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교환하자는 우리 제의를 미국이 거부한 것은 미국의 관심이 핵실험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심 집중 북한 리동일 외무성 대변인(왼쪽)이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세계무역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 연합뉴스
그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핵 재앙으로부터 주권과 인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방안을 갖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해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 경우 추가 핵실험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나아지고 있으며 핵·경제 병진노선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리 부국장은 자신을 리수용 외무상의 대변인으로 소개하며 “리 외무상의 전체회의 발언의 주요 부분을 브리핑하는 것”이라고 말해 리 외무상이 ARF 장관회의에서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음을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장외에서 언론을 상대로 이 같은 주장을 편 것에 대해 “회의장 안에서 참가국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있는 10월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을 감행할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대신과의 양자회담을 열고 14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이 아베 담화에 분명히 표명되고 재확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ARF 장관회의에서는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미·중이 충돌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암초 매립이 군사적 목적이라고 비판했고 중국은 역내 당사국이 아닌 국가의 개입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필리핀·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은 미국에 동조했으며 대부분은 남중국해에서의 행동선언 이행과 행동규칙 제정을 촉구하는 원칙론을 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미사일 발사 등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