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전문가들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군인들에 대해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이 희생자들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도자가 조국에 대한 애국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심이 분명치 않으면 우리나라 같이 도발적인 적을 두고 있는 나라는 계속해서 공격을 받게 될 것이 자명하고, 지도자는 국민과 국가를 건드리면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적이 우습게보고 계속 도발을 하게 될 것이다.
제2연평해전 직후 전사자들의 영결식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그 때의 관례였다"는 '김대중평화센터'의 해명과 관련, 국방부와 예비역 장성 등은 "그러한 관례가 있다는 말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천안함 때도 군 장병들이 희생됐을 때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영결식에 나갔다. 안보 전문가들은 그런 관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공통적으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실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지난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피격 사건에서 희생된 46용사의 합동영결식에 참석해 직접 전사자들에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그해 말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전사한 해병대 장병들의 합동영결식이 열리기 하루 전 합동분향소를 찾아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합동영결식이 열린 2010년 11월 27일에는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 바 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연평해전' 상영을 계기로 당시 상황에 대한 잘못 이해된 언론보도에 대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힌다."며 "북한과의 전투 과정에서 숨진 전사자들의 영결식이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관례에 따라 (대통령이) 영결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당시 총리들을 전사자들의 영결식장에 참석하도록 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김대중평화센터는 1967년 1월 박정희 정부 시절 발생한 '당포함 사건'과 1996년 9월 김영삼 정부 때 발생한 '강릉무장공비 사건'을 예로 들며 "대통령이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관례"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하는 해군장으로 치러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영결식(2002년 7월 1일) 당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국무총리가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아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 다만 국무총리는 영결식 전날(2002년 6월 30일)에 전사자 분향소에 들러 조문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도 해군 측은 확인 결과 영결식 방명록에 국무총리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왔다 간 시점이 언제인지, 실제 참석했는지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중평화센터의 ‘관례’라며 발뺌을 하는데 대해서 특히 국내 안보 전문가들과 예비역 장성들도 이 같은 관례가 존재하는 것인지에 의문을 표했다. 이들은 오히려 전사자가 발생할 경우 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즉각 달려가 추모하는 것이 통상적인 모습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더 나아가 관례라는 것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장병들의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군통수권자로서 잘못한 것인데 이를 가지고 '관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 잘못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 전사자가 발생하면 추모하는 것이 세계 역사상의 ‘관례’라며 대통령이 먼저 추모하고 지근거리에 있든 없든 형편이 되면 우선 달려가는 게 1차적이지, 정식 교전에서 희생된 국군이 있는데 통수권자가 가지 않는 게 무슨 경우이고 무슨 관례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프랑스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벌인 가스공장 테러 사건이 일어났을 때통수권자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가는데 이런 것이 바로 애국심이고 애민심일 것이다. 실제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하던 중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모든 EU 회의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해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벽시간 델라도어주 도버 공군기지를 찾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미군 장병의 유해를 직접 공항에서 맞으며 거수경례를 한 일화와 같이 이것이 바로 군 통수권자의 본 모습이고 통상적인 모습인 것이다.
국가를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에게 국가가 '당신의 희생에 대해 감사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그러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상당히 중요하다 할 것이다.
제2연평도사건은 북한과 정식으로 붙은 전투였는데 끝난 뒤 영결식에 대통령만 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도 모두 가지 않았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외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이다.
국가와 통수권자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을 소홀이 하면서 ‘애국’을 강조할 수 있는가 말이다. 어느 국민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고 나설 것인가 말이다.
전사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이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이고, 모든 군인들의 전투 의지를 고양시키는 것이라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전사자 영결식에 버선발로 뛰어가는 외국의 원수(통수권자)와 ‘관례’라고 뒷짐 지고 있는 우리의 원수(통수권자)가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의문을 풀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