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그리스 국민이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긴축(안)을 거부했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한 찬반을 묻기 위해 지난 5일(현지 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반대(오히ㆍOxi) 61%, 찬성(네ㆍNai) 39%로, 반대가 찬성을 크게 앞질렀다.
유권자 약 985만명를 대상으로 한 이 투표의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6월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다.
하지만 결과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43% 등 박빙이라던 그리스 방송사들의 사전 여론조사와는 다르게 나왔다.
이는 오랜 침체 속에서 `긴축`하더라도 나아질 게 없다는 인식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는 청년층과 노년층의 표가 결집한 것도 20%포인트가 넘는 격차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반대표가 다수로 나오면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호소가 먹힌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6일 오전(현지 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과 전화 회의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양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날 유로존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내일(7일) 회의를 개최해 그리스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ECB의 그리스 긴급유동성지원(ELAㆍEmergency Liquidity Assistance) 여부 결정은 그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운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치프라스 총리의 주장대로 `더 좋은 협상`이 체결될 것인지, 아니면 ECB가 결국 그리스 은행권의 생명 줄이던 ELA를 중단하고 `그렉시트`의 도화선이 될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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