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성(性)소수자들이 주최한 `퀴어문화축제`의 폐막 행사에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부터 시작된 제16회 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은 오후 5시부터 서울광장을 출발해 도심 행진을 벌인 후 해산했다.
개막식이 메르스 추가 감염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로 축소 개최됐던 것과는 달리 이날 행사에는 7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행진은 당초 경찰이 시민 통행과 차량 소통에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지만 지난 16일 법원이 주최 측이 신청한 옥외 집회 금지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동성애나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프랑스ㆍ독일ㆍ노르웨이ㆍ핀란드ㆍ덴마크 대사 등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와 각종 성소수자 단체, 기업 등이 참석해 설치 부스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독교 단체와 일부 보수 단체는 서울광장 주변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1만 여명(경찰 추산)에 달하는 동성애 반대 세력은 이날 `동성애ㆍ동성혼 OUT`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동성애 규탄 공연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날 역대 최대 규모 인파가 몰린 이유에 대해 "최근 미국이 전역에 걸쳐 동성 결혼을 허용하자 국내 성소수자들이 이에 고무됐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 결혼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동성 결혼은 기존 워싱턴 D.C. 등 36개 주에서 50개 주 전역으로 확대 허용됐다.
대법원은 이날 "수정헌법 제14조(평등권)는 각 주가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과 동성 간 결혼이 자신들이 사는 주가 아닌 다른 주에서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법관 9명 가운데 5명이 이 같은 결정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결혼이 예로부터 중요한 사회적 제도였지만 법과 사회의 발전과 동떨어져 홀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성 결혼에 대한 반감이 다소 사라진 사회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은 이를 환영하고 성소수자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로 물들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는 미국의 승리이며,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 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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