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현장학습 다녀온특성화·마이스터고 학생
최근 교육부는 '2014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글로벌 현장학습 성과 발표회'를 열었다. 교육부가 지난 2011년부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3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추진하는 사업으로, 지난해엔 교육부와 9개 교육청, 21개 학교가 협력해 총 371명 학생을 12개국에 파견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3~4개월간 해외에서 공부하며 기업 인턴십까지 경험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만나봤다.
김안나(19)양은 지난해 9월 14일 스위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4개월간 스위스 바텔(Vatel) 호텔 겸 학교에서 호텔 경영 수업을 받기 위해서였다. 바텔호텔에서는 4개월간 '일주일 이론 수업 후 일주일 실습'을 반복하는 시스템에 따라 현장학습이 진행됐다. 김양은 "배운 이론을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호텔 업무 실습도 실무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낯선 프랑스어로 손님을 맞으며 실수도 잦았지만, 그러면서 배운 점이 더 많았다. 특히 늘 여유롭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객실 정비는 늘 같은 일을 반복해 정말 지루할 수도 있는 업무예요.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늘 즐겁고 밝은 얼굴로 일하더라고요. 또 제가 서빙을 하며 실수를 저질러도 '어디 다친 곳이 없느냐'고 물을 뿐 야단치는 사람이 없었죠. 그러니까 오히려 더 열심히 해서 칭찬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위스 현장학습은 제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도, 제 시야와 경험을 넓혀준 좋은 기회였습니다."
조윤종(19)군은 지난 10월 중국으로 글로벌 현장학습을 떠났다. 그는 고 1 때 삼성디스플레이 입사가 확정돼, 고교 3년간 30% 이내 성적만 유지하면 졸업 후 곧장 취업하는 상황이었다. 학교에 남아 중간·기말고사만 준비해도 되는 때에 중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조군은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를 배우고 해외 기업 현장을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선발 후 중국어와 (현장학습을 진행할) 삼성테크윈 장비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았다.
중국에 가서는 두 달간 톈진대학교에서 중국어 수업 등을 받고, 이후 한 달간 삼성테크윈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조군은 "톈진대에서 슬로바키아, 러시아, 태국, 예멘 등 다양한 나라 출신 친구와 어울리며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테크윈 중국 공장에서는 1주차에 받은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생산)라인에 투입돼 직접 물건을 생산하고, 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해 라인을 운용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조군은 "글로벌 현장학습은 제 꿈을 미리 경험하는 좋은 기회였다"며 "최고 엔지니어가 된 제 미래 모습이 기대됐다"고 전했다.
송예린·유별희(18)양은 고 2 겨울방학부터 '영국 글로벌 현장학습'을 준비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벌써 4년째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 2 겨울방학 때 영국에서 온 교수진에게 2주간 교육을 받고, 5월 말까지 (현장학습을 위한) 학교 수업을 받은 뒤 과제물과 영어 시험, 서류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12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 8월, 3개월 일정으로 영국 글로벌 현장학습을 떠났다.
영국 현장학습 일정은 절반은 영어 수업, 절반은 전공 수업으로 구성됐다. 전공 수업은 영국 제로원(Zero-One) 스튜디오에서 7주간 모션그래픽과 비디오 구성, 웹 제작 등을 배우는 형태로 진행됐다. 유양은 "학생 생각과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중시하는 영국 교육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양 역시 "영국 수업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더라"며 "홈페이지 하나를 만들어도 예산 책정부터 과정 하나하나를 가르쳐줘 훗날 제가 창업을 하더라도 어려움이 없을 만큼 기초 과정을 잘 배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두 사람에게 더 큰 배움을 준 건 영어 수업과 홈스테이였다. 송양은 "자메이카 출신의 영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다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며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국인이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유양도 영국에서의 경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유양은 "스페인·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사람과 함께 영어 수업을 들으면서 그들의 적극적인 태도를 배우게 됐다"며 "현장학습 말미에는 우리 힘으로 티셔츠를 제작해 시장에서 판 돈을 기부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경험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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