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재혼한 가정의 학생이 실제 함께 살고 있는 부모의 이름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에 쓸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또 한부모 가정 자녀는 친권자가 아닌 부모의 이름을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혼·재혼·한부모 가정이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반영해 학생부 지침을 고치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작년 11월)에 따른 조치다.
◇ 재혼 가정 자녀, 함께 사는 부모 이름 기재 가능
교육부가 최근 초·중·고교에 배포한 ‘2015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요령’에 따르면, 부모의 인적 사항을 쓸 때 가족관계증명서 내용을 원칙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엔 친권자인 부모 중 한 명의 동의를 받아 부 또는 모와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입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재혼 가정의 자녀는 실제로 함께 사는 부모 이름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게 됐다.
작년까지는 가족관계증명서에 표기된 친부와 친모만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어, 재혼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이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있었다. 실제로 작년 10월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재혼 가정의 남성이 “이혼한 전처가 친권을 포기한 상태인데도 학생부에 전처 이름이 기재돼 있어 지금 같이 사는 아내가 아이의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게 됐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2013년 우리나라 전체 혼인 건수 32만 2807건 가운데 재혼은 20.8%(6만7120건)에 달한다. 전체 가구 중 한부모 가정은 2007년 8.8%→2010년 9.2%→2012년 9.3%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교육부 지침 개정으로, 부모가 이혼한 경우 친권자인 부모의 동의를 받아 친권자가 아닌 부나 모의 인적 사항을 학생부에서 삭제할 수 있게 됐다. 작년까지는 부모가 오래전 이혼한 한부모 가정 자녀들도 여전히 친모와 친부 모두를 학생부에 기록하게 해, 한부모 가정에 고통을 준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지금까지는 학생부에 친부모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을 때 친부와 친모가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생부에 친부모를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갈수록 다양해지는 가구 형태에 맞춰 학생부 기재 지침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 교내상 지침 또 바꿔
이와 함께 중·고등학교에서 해당 학년의 교육 과정 범위와 수준을 넘어선 문제가 출제되는 교내상(敎內賞) 수상 경력은 학생부에 적을 수 없게 된다. 교내상 수상 인원은 대회 참여 학생의 20% 이내만 주라고 교육부는 권장하면서도, 학교 규모와 대회 특성에 따라 학교장이 수상 비율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교내 수상자를 참가 인원의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했다가 학교 현장에서 “비현실적인 대책” “일반고에 불리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날 발표한 교육부의 학생부 기재 지침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최근 교육부가 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선행학습을 허용한다고 해놓고, 이날 교육부 지침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학교 방과후 수업 수강 내용을 학생부에 적을 수 없게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감은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반대 의견이 나오면 땜질식으로 또 바꾸다 보니 이런 모순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