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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유치원 급식 安全… '무상복지' 예산에 밀려 뒷전]

영양사 없는 소규모 어린이집, 센터 지어 지원하기로 했지만
지자체 "비용 부담" 난색에 예상목표의 절반도 설치 못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어린이집 1층 주방에서 일하는 조리사 두 명의 얼굴에 긴장감이 돌았다. '강서구 어린이 급식지원센터'에서 점검 나온 영양사 최은아씨가 위생모와 마스크를 쓴 채 세균 측정기로 조리대 주변을 검사하고 있었다. "150 나왔습니다. 통과!"

최씨는 "미생물 오염 기준인 300 이하를 유지하면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청결 상태"라고 말했다. 최씨는 주방에서 손 세정제를 쓰는지, 소화기와 방충망을 갖췄는지, 페달과 뚜껑이 달린 쓰레기통을 쓰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너무 어두우면 먼지가 잘 안 보인다며 주방 조명 밝기까지 체크했다.

 
 
 
조리사 김순희씨는 "달걀 껍데기에는 살모넬라균이 번식할 수 있어 달걀은 따로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가양어린이집 박모란 원장은 "3년째 지원센터에서 방문 관리를 받다 보니 급식 안전에 자신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때맞춰 먹이는 것만 신경 썼지만 지금은 영양을 고루 갖춘 메뉴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부터 정부는 원아 100명 미만인 어린이집·유치원의 급식 안전 관리를 위해 '어린이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 어린이집의 부실한 급식 문제가 잇따라 터지자 전문 영양사를 고용하기 힘든 중소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급식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다. 현행법상 이 기관들이 영양사를 고용할 의무도 없다. 그래서 문제가 터진 후 단속하기보다 미리 전문 위생·영양 교육을 하고 점검도 해서 급식의 질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전국에 원아 100명 미만 어린이집·유치원은 현재 4만7700여개. 이를 전부 관리하려면 500개 이상의 지원센터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까지 88개 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서울 강동구립청소년회관 어린이집 홍정식 원장은 "지난 1년간 관리를 받았는데 분기별로 교사·조리사 교육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손 씻기, 편식 안 하기 같은 교육까지 해주니 학부모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올해 센터 100개를 추가하기 위해 예산 235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8월 현재까지 9개를 설치하는 데 그쳤다. 설립을 검토 중인 곳도 42개뿐이다.

'어린이 급식지원센터' 설치가 더딘 이유는 기초연금, 누리 과정(무상 보육), 무상 급식 등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더 짜내기가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급식지원센터'는 설립 비용의 절반(서울은 30%)은 식약처에서 지원하지만 나머지 재원은 지자체가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는 현재 센터 지원을 못 받는 어린이집·유치원이 6000개에 이른다. 올해 13개 센터가 추가될 계획이었으나 설립 신청은 단 한 곳도 없다. 1만3000여개 어린이집·유치원을 추가로 관리해야 하는 경기도 역시 센터 20개 추가가 목표지만 6개만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불경기로 서울시 세수(稅收)는 줄었는데 복지 관련 지출은 계속 늘고 있다"며 "신규 설립은 재정 형편상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 길들여진 입맛이 평생 가기 때문에 어린이 영양 교육과 급식 질 관리가 중요한데 예산 부족으로 센터를 설립 못 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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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동 (edui211@eduinews.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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