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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수학이 도입된 이후 초등학교 시험에서는 답만을 요구하는 수학문제는 점차 사라져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답을 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썼는지 등을 작성해야 한다. 즉 문제 속에서 핵심을 찾고 핵심을 찾기 위해 떠오른 다양한 생각들을 차례대로 정리해 풀고 답해야 한다. 그야말로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관찰해야 수학을 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지식정보 문명이 발달하지 않았던 선조들의 실생활에 적용한 수학적 쓰임새를 알아보면 좋은 스토리텔링 수학 교육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옛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땅의 넓이, 농작물의 수확량 등을 계산해야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농업 국가였기 때문에 토지를 측량하는 양전법이 매우 중요했다. 이 양전법을 통해 땅의 넓이를 계산하여 곡식을 수확하고 수확한 양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했다. 그러므로 수학은 꼭 필요한 학문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신라 이후 수리(數理)계산에 활용되었던 '구장산술'이라는 중국에서 전해 내려온 수학책이 있었다. 이 책에는 사칙 연산 뿐 아니라 분수, 넓이, 비례, 제곱근, 방정식, 피타고라스의 정리까지 실려 있을 정도의 대단한 수학책이었다. 다음은 '구장산술'의 내용 가운데 실린 토지 측량 문제이다. "지금 둥그런 밭이 있다. 밭의 주위 길이는 30보, 직경이 10보라 할 때 밭의 넓이는 얼마인가? 답: 75보이다. 계산법: 반원주에 반경을 곱하면 된다." 이것은 당시의 계산 방법에도 원의 둘레는 직경의 약 3배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국시대에 활용되었던 또 다른 중국의 산학서 '철술'이라는 수학책에는 원주율의 값을 지금과 차이가 없는 3.1415926과 3.1415927사이의 값으로 계산했다. 이것은 고대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 알고 있던 원주율의 값과 근사치이다. 즉 원은 크기와 관계없이 원의 둘레를 원의 직경으로 나누면 항상 일정한 값이 나오고 그 값은 대략 3.14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1993년 일본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민정문서에는 서원경(지금의 청주) 부근의 4개 촌락의 자료가 실려있다. 여기에는 마을의 둘레, 집의 수, 인구 수, 논과 밭의 넓이, 가축의 수, 뽕나무와 과실나무의 수 등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세금을 걷어 들이고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 작성한 것이다. 이같이 우리 선조들은 많은 양의 수학적 기록들을 남겼고 이 기록들은 지금도 전해 오고 있다.
논어에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옛 것을 찾아 새 것을 안다는 말이다. 우리 선조들이 이루어 놓은 쉽고 재미난 수학 이야기와 활동은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수학은 결코 지겨운 대상이 아니며 우리가 살아 가는데 꼭 필요했기 때문에 사용하고 발전시켜 온 것이다. 수학은 교과서나 문제집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숨결 속에도 살아 움직여 왔다.
스토리텔링 수학은 이야기 만들기와 수의 관계이다.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생활과 스토리텔링 수학을 연관지어 가르치면 아이들은 흥미있어 하고 즐거워한다. 아이들의 두뇌가 좋아하고 반기는 스토리텔링 수학이 중요하다.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수학에 대한 열의와 슬기를 통해 스토리텔링 수학을 가르치는 것도 훌륭한 교육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용희 국제인재교육원 스토리텔링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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